특고압선 전자파 민원 급증 매설규정 현실화 시급하다

한전, 무조건 1m 이하로 매설 규정 문제
전자파 허용기준도 선진국의 최고 200배

디지털리얼티가 경기 김포한강신도에 계획 중인 제2데이터센터 조감도
 

최근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전력 다소비시설인 데이터센터의 건립이 붐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특고압선로 지중화에 따른 전자파 피해우려 민원이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한전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련법규에 대한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일 본지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2년9월 기준으로 한국전력공사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전기사용신청을 문의했던 업체들의 건수가 경기도 390개, 인천 85개, 서울 75개로 총 550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센터 건립이 주로 대도시 주변에서 이뤄지면서 154,000v 특고압선 송전선로 지중화 전자파 피해에 대한 우려민원이 도심지역 주민들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민원으로 최근 수도권지역 데이터센터 건립이 사실상 중단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데이터센터관련 주민민원의 핵심은 154kv 특고압 송전선로를 지하에 지나치게 낮게 매설하면서 주민들의 전자파 인체 피해 우려와 이로 인한 아파트 공동주택 가격의 하락, 학교 인근지역 매설로 인한 학생들의 전자파 피해 우려 등이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기사업법‘상 한국전력이 잘못된 전자파 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사용하고 있다는데 있다. 선진 외국의 경우 전자파 허용기준을 4mG(밀리가오스)이하로 대부분 설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의 200배가 넘는 세계보건기구에서의 제시한 일시적 허용기준 833mG를 적용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전기를 공급하는 한전의 특고압선 지중화 관련규정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적용하는 도로굴착 관련 규정들도 과거에 만들어져 특고압선의 전자파 피해방지관련 규정이 없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현재 한전이 전선 지중화에 적용하는 ‘전기설비기술기준’(시행령)의 경우 특고압선에 대한 매설규정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로, 저압이든 특고압선이든 구분없이 1m 이하로 매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들의 ‘도로법’상 도로점용허가의 기준에도 특고압 송전선로에 대한 규정이 없이 ‘전기관’이라는 명칭으로 통칭하고 매설깊이는 0.6m에서 1.0m 이내로 매설하면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한전과 지방자치단체들의 현실성 없는 전자파 허용기준과 도로굴착 허용 깊이에 대한  문제의 법규들로 인해 154kv 특고압선이 지하 1m 이내로 매설돼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김포시청 도로과 관계자는 “현재 도로법상 특고압선이든 저압선이든 도로점용허용 기준은 1m 이내에만 매설하면 되도록 돼 있다”고 말하고 “특고압선에 대한 별도의 매설규정이 없어 한전의 행위를 제한 할 수 없다 ”고 말했다. 

또 김포 한강신도시총연합회 김천기회장은 “잘못된 데이터센터관련 특고압선 지중화사업으로 특고압선이 1m 이내에 매설되는 시민의 안전이 매우 위중한 상황으로, 154,000V 특고압선이 일반 저압선이나 중압선과 차등없이 매설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출처 : 현대일보(http://www.hyundai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