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공유기 쓰면 유해 전자파도 더 강해질까?
최근에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진 와이파이6(802.11ax) 기술이나 복수의 AP(접속 포인트)유닛을 조합해 와이파이 범위를 넓히는 메시(Mesh)기술을 더한 공유기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신형 공유기를 쓴다면 기존의 공유기에 비해 한층 빠르고 넓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와이파이 신호는 기본적으로 전자파(전자기파)의 일종인 전파에 해당된다. 전파는 감마선이나 X선, 자외선과 같은 다른 전자파에 비해 파장이 길고 에너지량이 적어서 인체에 비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물론 전자레인지와 같은 조리기구에서 이용하는 극초단파 역시 전파의 일종이기 때문에 전파가 무조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휴대전화나 공유기 같은 IT 기기에서 발산되는 와이파이 같은 통신용 전파가 인체에 해롭다고 증명된 바는 없다.
그리고 요즘 나오는 신형 공유기들이 구형 제품에 비해 와이파이 성능이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이는 단순히 전파 출력을 높여서 성능을 개선한 것이 아니며, 법규상 대한민국 국내에 팔리는 공유기는 최대 출력이 200mW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이 이상 출력을 높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최신 공유기들은 출력 강화보다는 각종 전송 효율 향상 기술을 통해 통신 품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테면 동시에 여러 장치로 데이터를 스트리밍해 접속자 수가 늘어나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한 MU-MIMO(Multi User 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사용자의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는 빔포밍(Beamforming) 등의 기술이 대표적이다. 출력이 낮은 신형 제품이 고출력의 구형 제품보다 더 나은 와이파이 품질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를 말한다.
정리하자면 공유기로부터 발생하는 전자파의 유해성은 증명된 바 없으며, 현행 법률상 국내에서 판매하는 공유기의 최대 출력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신형 공유기라고 하여 꼭 출력이 더 강한 것은 아니며, 공유기 제조사들은 출력의 상향 없이도 통신 품질을 개선하는 각종 기술을 개발해 탑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두셨으면 합니다. 따라서 속도나 접속 범위가 향상된 신형 공유기를 쓴다고 하여 사용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출처: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629/101740665/1
원문 작성: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